새로운 간판들 정말 아름다워 보이세요?


거리 곳곳마다 간판들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청계천에서 시작된 이 변화의 물결은 강남으로 그리고 다시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거리 만들기'라는 기치아래 21세기에 난데없는 제2의 새마을운동인 셈이죠. 마치 70년대 논을 네모반듯하게 정리하고, 강둑을 일직선으로 선을 긋고 콘크리트로 제방을 쌓던 그 시절처럼 말이죠. 그나마 새마을 운동은 생산성을 높이고 홍수를 방지하는 순기능이라도 있었지만, 요즘의 간판정비사업은 대체 어떤 순기능이 있는걸까요?

아! 건물의 미관을 살리는 효과 말인가요? 멋지게 지어진 도심의 인텔리전트 빌딩이나 디자인적으로 근사한 빌딩에 마구잡이로 간판들이 난립해 있는 걸 보신 적이 있나요? 건물 수준에 맞춰서 다 멋진 회사들과 가게들이 들어가기때문에 그런 일은 쉽게 벌어지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오래되어 남루해진 건물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입체글씨(채널) 간판들이 안 어울리다 못해 추해 보이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간판(Sign)의 사전적 의미는 상점·회사·영업소·기관 등에서 그 이름·판매상품·영업종목 등을 써서 사람 눈에 잘 띄도록 걸거나 붙이는 표지()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간판보다 더 눈에 띄고 싶어져서 더 크게, 더 화려하거나 고급스럽게 더 많이 붙이려들다보니 도시 속에서는 건물의 외관 자체가 온통 간판으로 쌓이게되면서 흉물스러워 보이는 면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게만 보면 요즘에 여기저기 바뀌고 있는 간판들이 예전보다 훨씬 깔끔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원래 우리들이 길을 걸으면서 어떤 곳을 찾을 때를 생각해 보면 걸려있는 간판 들을 보면서 저 집은 무엇을 하는 집인지, 얼마나 오래되었을 집인지, 심지어 식당의 경우는 맛이 있을지 없을지 비쌀지 쌀지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짐작을 하곤 했었지요. 하지만 바뀌어 버린 간판 체계에서는 약국도 부동산도 음식점도 세탁소도 거의 비슷하게만 보입니다. 그 이유는 간판의 디자인적 개성은 모두 없어져 버리고 개성없는 아이콘과 글씨만 남아버린 때문입니다.

혹시 아래 사진처럼 유럽의 거리와 간판들을 벤치마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위 사진 속의 간판들은 그 자체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고, 업종마다, 가게마다의 개성도 있습니다. 하루 아침에 뚝딱 일괄로 만들어서 바꾸어서 만들어지는 그런 거리가 아니라는 말씀. 유럽의 경우는 공기관 측에서 간판의 크기, 재질, 위치 등에 대한 법적인 행정규제는 엄격한 반면에 간판 그 자체의 디자인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일은 없습니다. 개성이 존중되는 성숙한 시민사회라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고, 그런 일에 더더욱 국세가 사용되는 일은 더더욱 없겠지요. 그러니 누구든 유럽의 사례를 이야기하지는 말아 주세요.

다시 우리나라 간판 이야기로 돌아와서 질문입니다.


자, 간판정비사업의 전국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강남 압구정 거리의 간판정비사업 Before와 After 사진입니다.

대체 어딘가를 찾아가려고 할 때의 당신에게 있어 전과 후 어느 쪽이 더 유용할까요?
자동차를 타고 지나간다면 쉽게 알아볼 수나 있을까요?
미적인 부분을 따져본다고 해도 과연 정비 후 쪽이 더 아름답다고 정말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정말 우울한 건, 지방을 내려가 보면 지방의 관광지들까지도 모두 위 압구정 거리처럼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체 전국적으로 보면 수천억 아니 수조원 이상이 들어갈 수도 있는 이러한 사업이 왜 진행되고 있는걸까요?
혹시 경기부양을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일까요? 

그렇다면야 쬐금 이해가 가기는 합니다. 



첨) 아, 이런 좋은 사례도 있긴 하군요. ^^

성남 상대원시장 간판 여행 [간판정비사업]

전북 진안군 백운면 원촌마을

by 연우 | 2009/05/22 03:09 | 연우의 창 | 트랙백(9) | 핑백(2) | 덧글(75)

뒤죽박죽 세상

미국발 금융 위기, 구제금융 의결, 제조경기 7년만에 최저치, 금융위기 실물경제로 확산
한국 국제무역수지 적자 폭 확대, 환율 금등, 외환보유고 감소, 널 뛰는 주식시장,
중국산 멜라민 파문, 먹거리 공포의 확대재생산
안재환의 자살에 이은 최진실의 자살, 그리고 풀리지 않는 이야기들
세상이 온통 뒤죽박죽이다.
평범한 듯 비범하게 살아왔던 최진실씨.
아이들을 위해서 조금 더 견뎌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아무쪼록...
이제 편히 쉬세요.

by 연우 | 2008/10/02 14:26 | 연우의 창 | 트랙백 | 덧글(0)

조중동의 오판

과거 스포츠 신문들이 담합하여 파란과 독점 계약하며 타 포털에는 기사 공급을 중단한 적이 있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고, 결국 일년도 지나지 않아 독점관계를 포기하고 타 포털들에 아쉬운 소리를 하며 재공급했었던 사건이죠. 결국 스포츠신문의 몰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조중동은 스스로 아직도 미디어 파워가 대단하다고 자부하지만...
글쎄요. 포털의 영향력과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의 특성상 얼마든지 대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는 걸까요?
오히려 아쉬운 것은 다음에만 공급을 중단했다는 점입니다. 네이버에까지 기사 공급을 중단했다면 그 길로 비명횡사했을텐데 말이죠. 역시 조중동도 스포츠신문들의 사례에서 배운 게 있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나름 보수대변 포털이라는 인식을 벗어나고자 했던 네이버는 오히려 그 이미지가 더 강해지게 될테고, 반면 다음은 MB 정부 5년간 큰 탈없이 잘만 버텨준다면 온라인 상의 민주화의 성지처럼 여겨질 수도 있겠습니다. (저도 얼마전부터 매일 몇차례 다음을 응원방문하고 있습니다 ^^)
하여간 이 사건으로부터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한국사회에서 조중동을 우연히라도 다시 보지 않을 수 있는 즐거운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한가지 더 긍정적인 면을 놓쳤더군요. 조중동이 빠진만큼 다른 중소규모 언론사들의 트래픽이 증가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네요. 정말 환영할만한 일.

by 연우 | 2008/07/07 12:03 | 연우의 창 | 트랙백(1) | 덧글(2)

네이버 최악의 오판

촛불집회로 촉발된 다음의 화려한 부활과 네이버의 위기.
그리고 네이버의 심각한 오판.
그동안 어지간한 악성 루머에도 꿈쩍하지 않던 네이버가 이번엔 정말 다급하긴 했던 모양입니다.
네이버 시작화면에 갑자기 '여러분의 의견을 듣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네이버에 대한 오해'에 대한 공지를 걸어뒀습니다.
내용은 반박성명같은 느낌.
오해가 오해를 낳는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이번 경우에는 네이버에 대한 불만이 없었던 유저들에게는 오해가 확대 전파되게 하고
기존의 불만이 컸던 유저들에게는 오해를 불신으로 고착시키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 같습니다.
일단 한번 올린 저 공지링크를 계속 두는 것도 문제. 갑자기 내리는 것도 문제.
네이버가 저 반박공지를 언제까지 유지할 지 지켜보는 것도 당분간 새로운 흥미거리가 되었습니다.
첨언)
평화로운 민주정권 10년동안 정치-사회적 이슈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고, 연예-스포츠-엔터테인먼트 등 가쉽성 이슈들만이 그 때 그 때 시선을 끌어왔었습니다.
10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보수진영의 과거 성장우선주의 시대로의 급격한 회귀 시도는 정치-사회적 갈등을 다시 야기했습니다. 광우병과 미국 쇠고기 수입협상에서 시작된 보수정권에 대한 불신은 어린 학생들부터 주부들까지 정치적 이슈에 동참하게 만들었고, 과거의 386세대들을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다시 정치-사회 이슈로 돌아오게 만들었죠.
다음은 '미디어 혹은 언론'을 천명하고, 개인 미디어와 토론의 시대를 준비해 오고 있었고
네이버는 단순한 '언론기사의 유통자'로서, 나름의 중립성을 강조해 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찬반 이슈가 격론화되면 '중립'은 찬반 중 어느 한 편으로 비춰지기 십상입니다.
절대적인 중립이란 세상에 없습니다.
정치적 이슈가 불러 온 '대중 토론의 시대'.
지식검색의 시대가 의견토론의 시대로...
다음이라는 이름답게 다시 다음의 시대가 오고 있는 걸까요?


by 연우 | 2008/06/13 14:09 | 연우의 창 | 트랙백 | 덧글(0)

쇠고기 공포

광우병 걸릴 확률을 들어가며 '과학'을 운운하는 그들.
과학 이전에 인간에 대한 공부부터 해야 할 듯.
공포란 원래...
보이지 않는 것, 알 수 없는 것,
그리고 통제불가능한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정작 걱정스러운 것은
미국산 쇠고기로부터 시작된 이 공포가
모든 쇠고기로 확대되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먹거리'에 대한 사회적 관습과 상호 신뢰의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나도 두렵다.

by 연우 | 2008/06/02 17:22 | 연우의 창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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